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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LY Manifesto

와이즐리 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어떤 일을 이루려고 하는가.

Mission;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생활소비재 영역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제공한다."
경제적 자유란 반드시 사치스러운 삶을 경제적 고민 없이 누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돈 때문에 삶의 질과 경험을 희생하지 않는 정도가 늘어나면 경제적 자유가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품질의 제품을 1/4의 가격으로 살 수 있거나, 같은 가격으로 4배 품질의 제품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경제적 자유가 늘어난 것입니다. 다른 산업에서 경제적 자유를 늘린 예시로 이케아가 있습니다. 이케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구를 소비하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비싸지만 좋은 가구와 싸지만 품질이 조악한 가구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이케아는 이런 고통스러운 딜레마를 해소했고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적은 소득으로 더 질 좋은 가구를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구 산업에서 경제적 자유가 늘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생활소비재 영역에서 경제적 자유를 늘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생활소비재는 가구와 달리 우리가 매일 여러 번 사용하는 제품이고, 소득 수준에 상관 없이 수십 억 명의 모든 인구가 사용합니다. 빌 게이츠도 하루에 한번 면도하고 세안하고 머리를 감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1인 자취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활소비재 영역에서 경제적 자유를 늘리면 각 개인이 삶을 유지하는 비용(Cost of living)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꿈 꾸는 작지만 큰 변화입니다.
생활소비재 시장은 오랜 기간 혁신에서 외면 받아 왔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AI, 로켓, 자율주행차, 드론, 블록체인 등 세상을 뒤바꿀 것 같은 화려한 기술들이 등장했지만, 정작 수십 억 지구인들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소비재에서는 소비자들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이 많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화성에 보내고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의 사용 환경을 개선하여 그들의 경제적 자유도를 올려주는 것도 아주 의미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Vision; 우리가 만들 미래

누구나 고품질 생활소비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여 낮은 비용으로도 윤택한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또한 고객들은 우리가 고품질의 제품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마트와 쿠팡에서 수백개의 제품들을 비교하며 선택하는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고객들에게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제품을 가장 낮은 가격에 판다는 "믿음"을 파는 것입니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가장 현명한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누립니다. 그럼 이런 미래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활소비재의 원가는 판매가의 20%가 되지 않습니다. 3만원짜리 면도날의 원가는 3천원도 안 됩니다. 나머지 80%의 비용은 유통마진, 광고비 등으로 쓰입니다. 유통마진과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는 우리들의 제품 사용 경험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이것이 지난 수십 년간 너무나 당연하게 굳어진 시장의 비용 구조입니다. 20세기엔 이런 구조가 타당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제조하여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및 배송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통사들은 제조사와 고객들을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가치를 갖고 있었고, 그 가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통비를 받았습니다. 또한 지금과 같이 인터넷, SNS 등이 발달하지 않고, TV와 잡지 등을 통한 회사의 일방적 소통만 가능했을 땐 고객들에게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 및 홍보 활동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정보의 민주화가 이뤄진 오늘날엔 이런 광고 및 홍보들이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주지 못하는 소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쉽게 나눌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쓰인 광고비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됩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더 낮은 비용으로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활소비재는 사용하는 방식도 진보해야 합니다. 우리는 판매가 중 20%만 고객에게 돌아가는 것을 80%가 돌아가도록 바꾸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여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원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유통 마진과 광고비를 덜어내어 직접 판매합니다. 기업 이윤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80%가 고객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듭니다.
우리의 여정은 면도기와 면도날로 시작됐습니다. 사실 처음엔 면도기 시장을 혁신해보겠다는 작은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냐는 걱정어린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면도기와 면도날을 팔며 우리가 만드는 작은 변화가 누군가에겐 큰 변화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에 많은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받았습니다. "와이즐리의 철학에 공감합니다. 혹시 다른 제품은 안 만드시나요?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와이즐리 같은 제품이 나오면 바로 살거에요."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살펴보니 실제로 다른 생활소비재 시장에도 면도기 산업과 비슷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더 큰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면도기 산업을 넘어 스킨케어, 헤어케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진출했고, 나아가 치약, 칫솔, 바디로션, 핸드워시, 세탁세제, 생리대, 기저귀 등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생활 소비재로 혁신의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고객들과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2017년 9월 창업 당시 공동창업자들이 합숙한 집에 붙어있던 종이. 실제로 면도기 시장을 바꾼다는 작은(?)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Strategy;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는 우리의 방법

"압도적인 고객 만족에 기반한 저비용 구조의 플라이휠. 시장 보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 고객경험을 만든다."
전략은 그 자체로는 목적이 아니고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즉, 좋은 전략은 우리의 미션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의 미션은 생활소비재 영역에서 경제적 자유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합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하면 제품의 원가율이 올라갑니다. 즉, 제품의 원가율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건강하게 운영하려면 다른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원가 외에 우리가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유통비, 마케팅비, 배송비입니다. 유통비, 마케팅비, 배송비 등은 고객들에게 직접 돌아가진 않지만 회사가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쓰이는 비용입니다. 우리는 이런 비용을 비고객투자(Cost not for consumer)로 정의합니다. 반면 고객들의 제품 경험에 직접 쓰이는 비용을 대고객투자(Cost for consumer)로 부릅니다. 대고객투자에는 대표적으로 제품의 원가와 개발비가 포함됩니다. 또한 최고의 제품과 고객경험을 설계하는 인건비도 대고객투자로 분류합니다. 우리는 비고객투자를 최소화하고 대고객투자를 최대한 늘립니다. 그런데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마케팅비와 유통비 등에 돈을 많이 쓰는 이유는 제품을 많이 유통하고 홍보해야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도 많이 팔아야 합니다. 그럼 마케팅비와 유통비를 많이 쓰지 않는 저비용 구조를 갖추면서 제품을 많이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장 제품보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10x Better Product)를 만드는 겁니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압도적인 고객 만족을 이끌어 냅니다. 압도적인 고객 만족은 아래의 과정을 통해 마케팅비와 배송비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합니다.
추천 기반의 낮은 신규고객 획득 비용 (Low Customer Acquisition Cost)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들이 스스로 지인에게 알리고 추천하고 싶게 합니다. 2배, 3배 좋은 제품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추천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10배 더 좋은 제품만이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직접 홍보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널리 알려 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광고를 비교적 덜 해도 되며 마케팅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높은 재구매율 (High Retention)
고객들은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에 에 높은 재구매율로 보답합니다. 고객들의 자발적인 재구매는 신규고객의 일반적인 첫 구매와 달리 마케팅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구매율이 올라가면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는 유기적 매출 규모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마케팅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많은 교차판매 (Large Basket Size)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에 크게 만족한 고객은 우리가 만든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합니다. 우리가 새롭게 만들 신규 브랜드와 제품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줍니다. 즉, 고객들의 주문 금액이 커집니다. 우리는 한 번 배송할 때 더 많은 제품을 보낼 수 있고, 따라서 배송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마케팅과 유통에 의지하지 않고 압도적인 제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유기적 성장을 만듭니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에 기반하여 위와 같이 마케팅비와 유통비를 절약하고, 직접 판매 모델(D2C; Direct-to-consumer)을 통해 유통비를 없애면 우리는 고객들을 위한 저비용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비용 구조를 만들면 훌륭한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창출한 이윤은 다시 한번 10배, 2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재투자 됩니다. 고객들이 더 많이 알려주고 더 높은 재구매율과 교차판매율로 보답할 수록, 우리도 더 좋은 제품과 더 낮은 가격으로 보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고객만족과 끊임없는 재투자로 이어지는 혁신의 선순환입니다. 압도적인 고객만족에 기반한 플라이휠은 경쟁사들의 모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혁신에 기반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합니다. 플라이휠의 중심에는 10배 더 좋은 제품과 저비용 구조가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성장 전략입니다. 이것을 도식화 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런 철학과 전략은 현실성 없는 헛된 공상이 아닙니다. 테슬라와 아마존은 광고와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과 고객경험 중심으로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성장을 넘어 10x Product로 산업을 바꿨습니다. 테슬라와 아마존은 고객경험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자동차 산업과 리테일 산업을 혁신했습니다. 그들은 전통 광고에 돈을 쓰지 않고 위대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에만 전력을 다했습니다. 압도적인 고객경험은 결국 고객들로 하여금 테슬라와 아마존을 주변에 열렬히 알리도록 했습니다. 이는 테슬라와 아마존의 지속 가능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고, 테슬라와 아마존은 이를 통해 얻은 자본을 다시 고객경험에 재투자했습니다. 이것이 고객경험에 집중한 플라이휠 선순환이고, 플라이휠이 돌아가는 순간 경쟁사들은 따라갈 수 없습니다. 광고와 마케팅에 의존하면 점진적인 성장은 할 수 있지만 파괴적인 시장 혁신은 만들 수 없습니다. 파괴적 시장 혁신은 오로지 압도적인 고객경험으로만 만들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고객경험에 기반한 혁신적 플라이휠이 만들어지면 경쟁사들은 그저 새로운 규칙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테슬라의 혁신 이후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한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혁신 이후로, 다른 생활소비재 회사들 역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가성비를 제공할 것을 강요받을 겁니다. 유통과 광고에 쓰이는 비용은 점점 줄고, 고객들의 직접적인 제품 경험에 쓰이는 비용이 커질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러면 위의 전략과 철학을 실행으로 옮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크게 두 가지를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1) 목표지표와 2) 투자처가 그것들입니다. 회사의 전략과 철학은 결국 그 회사가 1) 어떤 지표를 목표하며, 2) 어디에 돈과 인력을 투자하는지로 표현됩니다. 다름이 아니라 무엇을 목표로 하며 어디에 돈을 쓰는지가 곧 그 회사입니다. 우리의 철학과 전략을 잘 실행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의 목표지표와 투자처에 대한 원칙을 가져갑니다.

목표지표 (Key Performance Index)

플라이휠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하는 지표는 다음의 네 개입니다. 1) 고객의 순추천지수(Net Promoter Score), 2) 재구매율(Retention), 3) 인당 지출액(Basket size), 4) 고객 수 (User volume). 이 네 개의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위의 플라이휠 성장 모델을 통해 설명이 됐습니다. 플라이휠 선순환의 중심에 있는 순추천지수(NPS) 뿐만 아니라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 고객 수를 따로 목표하는 이유는, 높은 고객만족이 반드시 높은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 고객 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 만족한 고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잘 알리고, 높은 재구매율과 인당 지출액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장치들을 계속 개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NPS가 90점이라도 재구매율이 30%, 인당 지출액이 1만원, 고객 수가 1만명 밖에 안 되면 우리의 플라이휠은 실패합니다. 재무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과 재무적 자립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높은 고객 만족을 건강한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 고객 수로 전환시켜야만 선순환 플라이휠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지표의 우선순위는 명확합니다. NPS가 최상위 지표이고 나머지 세 개의 지표가 후순위 지표가 됩니다. 이 구분은 두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첫 째는 중요도의 차이이고, 두 번째는 달성 순서의 차이입니다.
첫 번째로, NPS의 중요도가 나머지 세 개의 지표보다 높습니다. 후순위 지표인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 고객 수를 개선하는 기회가 있더라도, 그것이 최상위 지표인 NPS를 훼손한다면 우리는 그 결정을 대체로 포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인당 지출액을 늘릴 수 있지만 NPS가 훼손될 수 있다면 그 아이디어는 활용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정기구매 주기를 8주로 강제한다거나, 첫 구매 시 원치 않는 제품을 강매하는 형태가 그렇습니다. 인당 지출액이나 구매 주기를 잠시 늘릴 수 있겠지만 고객들의 만족도는 떨어질 겁니다.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의 개선은 NPS의 개선에서 출발하는 건강한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고객들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개발하여 잘 알리고 판매하는 것은 고객들의 인당 지출액과 NPS를 동시에 올릴 수 있습니다. 쉐이빙젤과 애프터 쉐이브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고객의 NPS가 면도날만 사용하는 고객의 NPS보다 높은 것이 직접적인 예시입니다.
두 번째로, NPS 개선이 나머지 세 개의 지표에 선행적으로 달성되어야 합니다. 즉, 재구매율, 인당 지출액, 고객 수 증가를 통해 플라이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전에 NPS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NPS가 높은 서비스의 재구매율과 인당 지출액,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고객들이 이미 그 제품과 서비스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NPS가 낮은 서비스의 재구매율과 인당 지출액,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고객들이 그 제품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고, 따라서 고객들을 억지로 푸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2020년 11월에 면도기 무료 체험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프로모션은 그 자체로 고객 수를 늘릴 수 있는 프로모션이었으나, NPS가 충분히 높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했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우선 면도기 무료체험을 한 고객들이 압도적인 만족도에 기반한 높은 재구매율로 보답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무료체험이 기존 고객들로 하여금 지인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장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인 추천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NPS가 높은 상태에서 진행했다면 고객들의 적극적인 추천에 기반한 폭발적인 고객 수 확장과 체험자들의 높은 재구매로 이어졌을 겁니다.
목표지표와 관련하여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우리는 매출액을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위의 KPI에 매출액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매출액을 목표하지도 추적하지도 않습니다. 그 이유는 플라이휠 성장전략에 매출액이라는 변수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출액은 우리의 전략이 잘 실행될 때 발생하는 결과값에 불과합니다. 매출액은 Y값이고, NPS, 재구매율, 인당 매출액, 고객 수 등이 Y를 만드는 X값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NPS입니다. 전략이란 모름지기 Y값을 달성하기 위한 X값을 논해야 하며, 우리의 행동 역시 X값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매출액을 목표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두 가지 문제 모두 플라이휠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데 직접적인 방해가 됩니다.
첫 번째 문제는 X값인 NPS 등을 보지 않고 매출액이라는 최종 결과값을 보면 플라이휠 전략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높은 매출을 달성하는 방법은 이론적으로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 페이스북 광고를 할 수도 있고, 연예인 광고를 켤 수도 있으며, 일시적 프로모션 행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고객들의 제품 경험을 직접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며, 따라서 모두 장기적으로 10배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기여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자원을 장기적인시장 혁신에 집중하려면 올바른 목표지표를 통해 우리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특정 영역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Y대신 올바른 X를 목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장기적인 시장 혁신이 아닌 단기적인 매출 성장을 원하는 회사는 우리와 다른 X값을 목표할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매출액을 보면 우리의 관점이 단기적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매출액은 보통 주당 매출, 월 매출, 연 매출 등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우리의 시야를 단기적으로 좁힙니다. 단기적인 시야로는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극단적으로 장기적 관점(Long-term perspective)을 가져야 합니다. 자원과 규모의 효율성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단기 수익성과 매출을 생각했다면 테슬라는 배터리 단가를 절감하기 위한 기가팩토리에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쿠팡 역시 로켓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없었겠지요. 아마존은 첫 연간 수익을 내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엔 각 산업을 혁신했습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점진적인 매출 성장이 아니라, 고객들의 경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장기적으로 시장을 혁신하는 J커브 성장 곡선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래의 아마존과 테슬라의 성장 곡선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보통 불확실성이 높은 장기 투자를 선호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결과를 보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입니다. 따라서 고객경험에 집착해서 10배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선순환 플라이휠을 통해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선, 올바른 목표지표를 통해 우리의 행동을 스스로 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바른 목표지표는 효과적인 규율이 되어 우리가 선택과 집중을 잘 할수 있도록 돕습니다. 와이즐리의 모든 구성원은 장기적 관점을 갖고, 단기 수익성과 매출이 아닌 궁극적인 시장 혁신을 위해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팀원들에게 종종 "우리는 돈을 언제 버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언젠가 거대한 매출과 이윤을 발생시킬 겁니다. 이윤 그 자체가 중요하기 보단 이윤이 발생해야 우리 회사가 자생하고 더 좋은 고객경험을 위해 재투자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근시안적으로 매출과 이윤을 목표해선 큰 매출과 이윤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극단적인 장기적 관점에 기반한 고객경험 중심의 플라이휠 전략만이 시장을 혁신하고 지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을 가능하게 합니다.

투자처 (Where to invest)

우리의 모든 투자를 고객경험 개선, 구체적으론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에 집중해야 합니다. 고객경험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대고객투자(Cost to consumer)를 극대화하고, 고객경험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없는 비고객투자(Cost not to consumer)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고객은 더 높은 품질, 더 싼 가격, 더 빠른 배송, 더 편한 구매,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고객 중심적인 CX 경험을 원합니다. 이를 구현하는데 투자를 집중해야 합니다. 대고객 투자의 몇 가지 사례를 첨부합니다. 순서는 임의이며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고객의 제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추가 제품을 개발합니다. 여기에는 품질 뿐만 아니라 훌륭한 디자인 경험도 포함됩니다.
고객들에게 더 파격적인 가격을 제공합니다. 저비용 구조와 플라이휠을 강화하고, 이렇게 발생한 이윤을 재투자하여 최대한 고객 친화적인 가격을 제공해야 합니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시스템을 개선합니다. 물류는 우리의 핵심 역량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우리가 직접 배송망을 구축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외부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업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물류 환경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의 구매 및 사용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더 편한 구매 방식을 제공합니다. 정기구독 2.0, 멤버쉽 서비스, 커머스 통합 등 새로운 구매 형태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응원할 수 있으며 그들의 가치관을 투영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와 컨텐츠를 생산하여 배포합니다. 특히 우리의 주요 고객인 20~35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를 중요시합니다. 단순히 제품의 성능과 가격을 넘어 그들이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브랜드를 소비합니다. 우리의 철학과 비전을 투영하면서도 구전(word of mouth)이 잘 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더 잘 알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불만족한 고객(Detractor)도 충성 고객(Promoter)로 바꿀 수 있는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CX를 제공합니다. CX의 성공을 단순히 양이 아닌 고객 만족도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반대로 고객들의 제품, 서비스 사용 경험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불필요한 광고, 유통 등을 지양합니다.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는 고객들의 제품 사용 경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SNS를 도배하는 무분별한 광고 역시 고객들의 제품 경험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물론 광고 및 홍보 활동을 아예 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D2C 채널의 특성 상 우리 브랜드에 쉽게 다가오기 어려운 고객들이 있습니다. 생활소비재는 보통 유통 채널의 선반에서 고객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D2C는 섬과 같은 곳이라 고객들에게 우리의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홍보 활동은 여전히 아주 낮은 수준으로 제한합니다. 요지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자원을 광고비와 유통비 대신 제품의 원가, 제품 개발, 웹 환경 구축, 배송 환경 개선, 훌륭한 컨텐츠 제작, 훌륭한 동료 채용 등에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Appendix: 지난 3년의 회고

우리의 지난 3년을 회고하고 평가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위의 전략과 철학을 잘 실행했을까요? 저는 50점 정도를 줄 수 있습니다. 100점까지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주로 저를 비롯한 리더십의 좋지 못한 의사결정에 기인합니다.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회사의 미션과 전략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올바른 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이것이 철저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수호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구체적으론 2018년에는 90점, 2019년에 70점, 2020년에 50점, 2021년 상반기에는 30점을 주고 싶습니다.
2018년엔 와이즐리의 모든 구성원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데에만 집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면도기 시장의 고질적인 가성비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솔루션을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출시한 제품의 부족한 점을 끊임 없이 개선했고, 고객들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했으며, 고객들의 웹 사용 경험을 개선했습니다. 동시에 최고의 배송경험과 CX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에게 더 좋은 가격을 제공하기 위한 저비용 구조를 갖추는 데에도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고요. 즉, 10배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와이즐리는 2018년에 아주 작은 광고비 지출로도 고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었습니다. 그야말로 고객들이 사랑하고 응원하는 브랜드가 탄생한 것입니다.
2019년에도 대부분의 자원을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한 곳에 투자했습니다. 면도기 브랜드 와이즐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대대적인 제품 개선 프로젝트(와이즐리 2.0)를 진행했고, 신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새로운 산업에서도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 8월에 시리즈A 투자를 마친 직후, 고객들의 제품 및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곳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2018년에 얻은 좋은 반응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하고자 광고비에 많은 돈을 지출했습니다. 다만 2019년엔 와이즐리라는 신생 브랜드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 광고가 우리의 인지도를 효율적으로 알리는데 일부 기여했고, 여전히 회사는 주로 10X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 투자했기 때문에 70점의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2020년에도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으나, 그 정도가 2018-19년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2019년에 시작한 와이즐리 2.0, 스킨과 헤어의 두 가지 신사업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했지만, 2020년에는 대체로 광고 중심의 매출 성장에 급급했습니다. 2020년 8월에 시리즈B 투자를 마친 이후,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곳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단 무료 체험 등의 프로모션을 앞세우며 신규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결과적으로 2020년은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일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2021년의 첫 9개월 역시 2020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상반기에 출시한 두 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동반하여, 하반기부터 와이즐리, 오픈워크, 헤드웍스 세 개의 브랜드 모두 완전한 광고 중심의 외연 확장에 집중했습니다.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만들어서 플라이휠을 강화하기 보단 마케팅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는데 모든 자원을 투자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충분히 좋은 고객경험을 만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연 확장을 위한 충분한 NPS를 수립했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고객들의 제품 경험을 개선하는 프로덕트 매니저들을 모두 그로스 마케팅 팀으로 옮기며 광고 중심의 성장 전략에 올인했다라는 점이 매우 치명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지난 2년을 거치며 우리는 '시장을 혁신하는 사랑받는 회사'에서 '단기 성장을 위해 광고를 많이 하는 회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를 소위 SNS 브랜드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것이 지표와 목표, 전략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고객경험(NPS)을 뒤로 하고 매출액을 목표로 한 순간, 2020년 초 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와이즐리의 혁신성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느새 광고를 많이 하는 수 많은 회사들 중 하나가 되어 버린 겁니다.
우리는 고객경험 중심의 성장으로 돌아갑니다. 압도적인 고객경험을 만드는데 모든 자원을 집중합니다. 우리는 브랜드를 광고하고 홍보하는 사람(Advertiser)이 아니라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제작자(Builder)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시장보다 10배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곧 고객들의 자발적인 추천과 높은 재구매율, 큰 인당 매출액으로 돌아올 겁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더 좋은 제품(하드웨어)과 혁신적인 구매경험(소프트웨어)을 만들고, 고객들이 사랑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제작하며, 불만족한 고객도 충성 고객으로 바꿀 수 있는 차별화된 CX를 구축하는 등의 고객 경험에만 집중 투자합니다. 이렇게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비용(Cost for consumer)을 늘리고 고객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마케팅비와 유통비(Cost not for consumer)를 줄입니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파괴적인 가격에 제공하여,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생활소비재 영역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혁신에 집중하여 고객들에겐 사랑받고 경쟁사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원래 시장을 혁신하려면 기존 플레이어들의 눈에 거슬리는 파괴적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파괴적 혁신은 온전히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주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회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방식입니다. 와이즐리의 모든 구성원은 이렇게 생활소비재 시장을 혁신하는 주역이 될 겁니다.
COO 전영표